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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09 열두살 금이의 유선종양 수술 결정

문뇽이 2024. 6. 10. 20:02

아빠 양력 기일이라 내려간 주말
음력 기일은 가족과 함께, 양력 기일은 나 혼자 아빠를 보러 가기로 했다.
 
토요일에 본가로 내려가면서 할머니 피부과 알아봐주고
집에 도착하자마자 할머니가 밥 챙겨 주시고 먹고 쉬다가
우리 갱얼지들 목욕을 시켰더랬다
 
우리 금이는 12살이다
네 발 모두 기형에 유선 종양이 있고 쓸개골도 많이 안 좋고... 여기저기 많이 아프다..
밥도 사료는 절대로 안 먹고 소고기, 닭고기 간식만 좋아한다...
 
아빠 옆에서 늘 웅크려있어서 그런지 몸도 많이 휘었다
2주에 한번 꼴로 집에 오는데 올 때마다 많이 안 좋아진다
 
목욕을 시키면서 여기저기 만져보는데 손이 축축해졌다
유선 종양이 없는 곳에서 피고름이 나온 것이다...
 
씻겨주면서 많이 울었다
나오자마자 소독부터 해주고 병원을 알아봤다
 
아빠가 있을 때도 유선종양으로 여기저기 데리고 다녔는데 가망이 없다고 했단다. 그때도 악성이어서 그랬나....
그래서 그냥 그대로 키우기로 했었다.
 
달쏭이가 금이를 낳아줬을 때 내꺼라며 내가 키우겠다며 곰이라고 이름도 지었는데
아빠가 금이라고 개명해버리고 거진 아빠 껌딱지가 되어서 아빠가 키웠다.
 
아빠가 간지 1년이 지난 지금, 나는 내 친구이자 이 조그만 애를 고통스럽게 놔둘 수가 없다.
그때 아빠를 좀 더 설득했었어야 했다는 후회를 애석하게도 하고 있다.
 
6월 9일 하필 오늘이다
일요일 진료 가능한 병원에 전화를 돌렸다
10시까지 오면 진료를 볼 수 있다는 말에 부랴부랴 병원에 데려갔다.
 
굉장히 시크한 의사선생님을 만났고 금이 상태를 보자마자 말없이 어디론가 데려가버렸다.
나중에 알게된...
엑스레이를 찍으러 가는 것이었다. 말 좀 해주지...
 
기다리는 동안 또 눈물이 났다.
 
엑스레이 결과는 폐까지 전이는 안된 것 같지만 악성 종양이라고 했다.
CT를 찍어서 확실하게 폐까지 전이가 되었으면 수술은 가망이 없단다.
 
그렇게 상담을 하다가 CT를 찍지 않고 수술을 하기로 결정을 해버렸다.
엑스레이 5만원... CT 50만원...
10배만큼 성능은 하겠지만 가망이 없더라도
종양이 커져서 거의 뒷다리를 질질 끌고 다니는데 떼버리면 조금은 가벼워지지 않을까 싶더라
 
물론 의사선생님은 쓸개골이 많이 망가져서 제거해도 뒷다리가 안 좋을 거라고 했다.
그래도 저 무거운 것들을 늦게 나마 떼주고 싶었다.
 
수술 날짜를 잡고 수술해도 되는지 피검사를 진행했다.
 
얘는 사료도 안 먹고 소고기 간식만 먹고 누워만 있는데 피검사 결과가 생각보다 좋았다....
 
너무 소고기만 주지 말라고 했다. 췌장에 무리가 간다고... 
저도 그러고 싶은데 사료를 도대체 왜 안 먹죠...
입맛에 맞는 사료 찾아보려고 쓴 돈도 어마어마하다...
 
그렇게 우리 열두살 금이는 13일 목요일 오후에 수술을 한다.
제발 잘 버텨줬으면 좋겠다.
너까지 내 곁을 떠난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이미 지독한 여름에 더 이상 내 것들을 잃고 싶지 않다.
비단 여름뿐만 아니더라도 말이다.
 
아빠 꼭 들어주시요. 나 그만 울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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