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20220717 강아지별로 간 달쏭이에게
문뇽이
2022. 7. 18. 00:31
이번주에 가려고 했는데 내가 피곤해서 못갔어
이런 핑계밖에 못 대서 미안해
내 생각만하느라고 외로워하고 아파하는 너를 못봤어
13년을 함께한 니가 이렇게 갑자기 가버리면
나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
일상으로 돌아가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겠지
13년 전에 너를 처음봤을 때가 사실 잘 기억이 안나
오빠야가 대학교 입학 선물이라며 건내준 너였는데
너나 나나 우리는 안 친했고, 너는 우리 오빠야를 너무나 좋아했으니깐...
질투도 좀 났다 사실
나는 니가 너무 무서워서
내 다이제 훔쳐가서 몇시간을 대치했던 게 엊그제 같아
맨날 물리고 피나고ㅋㅋ
그래도 시간이 약이라고
시간이 지나고 너는 나의 일부가 되어 갔고
니가 내 비밀 이야기 들어주는 베프였는데
왜 벌써 내 추억이 되어서 멀어져가려고 그러니
기억력도 나쁜 내가 널 자꾸 잊어버릴까봐 나는 너무 무서워
이 글을 적는 지금
이때까지 내가 너를 찍은 사진도 보고 있는데
니가 사진찍는 걸 싫어해서 사진도 몇 장 없어
어디 놀러간 사진도 없다
그래서 더 슬프고 화나고 미안하고 그래
내 사랑하는 달쏭아
내가 아파서, 멀리 있어서 핑계대느라고 많이 못 놀아줘서 미안해
강아지별가서 쌈바도 만나고 즐겁게 지내다가 나중에 마중 나와줘라
미워도 꼭 마중나왔으면 좋겠어
나는 할머니랑 금이랑 솜이랑 좀만 더 놀다갈게
그리고 꼭 틈틈이 꿈에 꼭 나와줘
벌써부터 그립고 보고 싶어
내 동생이자 내 새끼였던 문달쏭
새벽 기차 타고 얼른 보러 갈게
늦게 가서 미안해 그냥 언니가 다 미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