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깁스
복층구조 오피스텔 전세살이를 하고 있는 나.
이제 전세가 곧 만기되는데,
새 삶을 찾을 것인지(찾을 수 있을까?)/보금자리 이동만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끝임없이 하고 있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한 달.
저 고민으로 한가할 틈이 없는 이 와중에....
이 집에서 큰 사건이 없었는데, 2020.10.23 금요일 저녁...
요새 또 시름시름 앓다가 정신줄을 놔버린건지 복층계단에서 제대로 슬라이딩하였다.
계단에 전시해 놓은 나무액자 모서리에 팔꿈치를 제대로 찧었다.
근데 그나마 저 나무액자가 가드역할을 해서, 아니면 궁둥뼈가 또 아작났을 것 같다...
놀란 가슴 쓸어내고, 따뜻한 물에 샤워를 하면서 긴장을 풀고 애매한 통증으로
시험을 치려고 겸사겸사 놀러온 친구와 수다를 떨고 잠이 들었다.
다음 날 친구는 시험치러 가고 갑자기 온 한파를 뚫고 정형외과에 갔다.
스테로이드 복용때문에 혹시나 싶어서 간 거였다.
엄살이라고 할 거 같아서 맘 편하게 갔는데, 선생님이 누른 팔꿈치 어딘가가 엄청 아팠다.
엑스레이 찍고 금 간 부위가 잘 안보이는 촬영결과물에 초음파로 다시 한 번 확인하고(사실 이 때도 난 잘 모르겠음)
반깁스라는 걸 처음으로 하게 되었다.
궁둥뼈 아작 났을 때는 그냥 엎드려서 근 한 달을 누워있었는데, 이건 별로 아프지도 않은데 깁스라니....

니트 늘어난다는 생각밖에 안났다....
근데 목에 거는 거, 목이 너무 아파서 못하겠더라....ㅡㅡ
화요일이나 수요일에 방문하라는데, 가렵고 깝깝하고
절대 어디가 부러져선 안되겠다 조심하자 다짐하는 계기아닌 계기가 되었다.
그러곤 친구 대전 구경시켜줄라고 은행동, 선화동을 누비고 다녔다.
요새 엄청 외롭고 힘들었는데, 타지에서 친구를 만나 너무 행복했다.
아무래도 새 출발을 하라는 계시일까...